긴자(銀座)·신주쿠(新宿) 등 일본 도쿄(東京) 도심 쇼핑가에서 요즘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백화점 등에서 대량 구입한 면세품을 양손에 들고 다니는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바쿠가이(爆買い, 폭매) 유커(遊客)’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최근 이런 사람들이 부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본 도쿄도 긴자 거리에서 명품 쇼핑을 즐기고 있는 중국인 부부. 

 


 최고급 백화점과 면세점 등이 몰려 있는 긴자 거리의 경우 한때 바쿠가이를 즐기는 유커들때문에 걸어다니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마구 사들인 면세품 등을 들고 도로변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들어가는 유커들의 모습은 한때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의 성과’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4월 이후 바쿠가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긴자 등의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바쿠가이 손님이 확연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일본백화점협회의 최근 통계에서도 그대로 입증된다. 일본 백화점의 지난 4월 면세품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9.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월 이후 지난 3월까지 백화점의 면세품 판매액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늘어나기만 했는데 3년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명품 핸드백·시계 등 고급품의 구매가 특히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엔고 현상과 중국 정부의 관세 인상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달러당 120엔대를 유지하던 엔화 가치는 요즘 105엔대까지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낮을 때 대부분의 중국인 관광객들은 고급 면세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 당시는 ‘사가기만 해도 돈이 남는다’는 계산이 섰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다하고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른 이후 최상위 부유층이 아니면, 바쿠가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해 5월 도쿄 긴자에서 구매한 전자제품 등을 들고 신호를 기다리는 중국인 관광객들.

 

 중국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손목시계에 붙이는 관세의 세율을 30%에서 60%로 높이는 등 관세를 인상한 것도 바쿠가이가 크게 줄어든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해외업체의 인터넷 구매사이트을 통해 직접구매(직구)하는 것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도 일본 내 바쿠가이 감소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들 중 상당수가 일본의 인터넷 구매사이트를 통한 직구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도쿄에 본부를 둔 외국인여행자유치촉진지역창생기구의 사카구치 다케히로(坂口岳洋) 이사장은 “바쿠가이는 올해로 끝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백화점의 면세품 판매 부진이 그 징조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

 엔저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아베 정권의 구상이 엔고와 이에 따른 ‘바쿠가이의 붕괴’ 조짐 속에 위기를 맞고 있다.

Posted by 타슈타슈 타슈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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