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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N TOKYO

아베와 그의 할아버지가 3대에 걸쳐 품어온 꿈은?

 일본의 헌법기념일(제헌절)인 지난 3일 우익 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개헌전략’의 일단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단체인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의 모임’은 이날 700만2501명으로부터 개헌 찬성 서명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모임은 앞으로 서명자 수를 1000만명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1000만명의 확실한 개헌 찬성자를 모은다면, 우익의 비원인 개헌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임을 주도하는 단체는 일본 정계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우익단체 ‘일본회의’. 일본회의는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일본을 지키는 모임’과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들의 모임인 ‘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가 1997년 합류하면서 만들어졌다.

 

 

 

 일본 전국에 약 3만8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일본회의는 정계와 굵은 파이프를 연결하고 있다. 일본회의의 국회의원 간담회에는 300여명의 각당 국회의원이 참가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현 내각 각료 20명 중 60%인 12명도 여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행 일본 헌법을 개정하려면 중·참의원 3분의 2의 발의와 국민투표에서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 모임은 아베 정권이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3분의 2 의 개헌세력을 확보, 개헌을 발의하는 경우 국민투표에서의 찬성 다수로 개헌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은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경우 유효 투표수를 대략 6000만표로 보고 있다. 개헌에 찬성한다는 서명을 한 1000만명이 1인당 2명씩 개헌 찬성자를 확보한다면 개헌에 필요한 3000만명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모임은 보고 있다.

 국민의 모임은 3일 도쿄(東京)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대재해나 유사시 헌법질서를 일시 정지시킬 수 있는 긴급사태조항의 신설을 이번 개헌의 주제로 정하고 개헌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해외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이 행사에 비디오 메시지를 보내 “헌법개정을 향해 함께 힘내자”고 호응했다.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헌법 9조를 개정, 정식 군대를 보유한 ‘보통국가 일본’을 만들겠다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와 그의 손자 아베 총리의 오랜 꿈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