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500원으로 떠나는 '슬로우 무브먼트' 일요일인 지난 5일 낮 12시 대전역. ‘지탄역 주세요’. 매표창구 직원에게 행선지를 말하고 2500원을 내니, KTX 표와 똑같이 생긴 표를 한 장 줬다. 12시 40분 대전 출발, 오후 1시 1분 지탄 도착. 딱 21분의 기차여행이다. 2009년 여름, 시베리아횡단열차를 1주일 내내 타고 여행할 때와 비교하면 ‘극과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 출발 시간까지 40분이 남았다. 이 ‘40분’은 내가 미리 준비해 둔 ‘행복의 시간’이다. 대전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행복, 그 행복의 순간….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역 플랫폼은 단순한 승강장이 아니다. 헤어짐이 있고, 만남이 있고 그 속에 애잔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장소다. 특히 대전역은 우리에게, 단순한 역 이상의 그 무엇을 담고 있다. 대전역 하면 떠.. 더보기
“총장님, 문제는 징벌적 등록금이죠” 윤희일 전국부 기자 ‘있을 수도 없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과도한 징벌’이 학생들을 옥죄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학기당 최고 750만원에 이르는 ‘징벌적 등록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카이스트 도서관 입구에 대자보가 게시돼 있다. | 경향신문 DB “ ‘성적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가혹한 징벌을 그것도 750만원이라는 돈으로 가하는 곳이 있을까요.” 학생들은 현행 등록금제도를 한마디로 ‘목조르기’라 한다. 최고의 영재들이라는 학생들이 2.0 미만의 성적을 받아 졸지에 750만원의 등록금 폭탄을 맞았다고 상상해보자. 그것도 단지 딱 한 번의 실수로 그랬다면…. 이것은 학생에게는 물론 한 가정의 입장에서도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서 총장은 지난 5일 ‘명문대생들이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는 취지의.. 더보기
그리움의 역, 낙동강역 그리움의 역, 낙동강역 윤희일 기자(경향신문 전국부 부장, 지탄역 명예역장) 낙동강역을 지나며 노산 박노길 물난리가 잦았던 낙동강에 예부터 속설에 의하면 ‘여지없이 처량하게 된 신세’를 낙동강 오리알이라 한다.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삼랑진에 있는 낙동강역 초창기엔 제법 붐벼 호각 부는 역장이 깃발 흔들 때는 오가는 열차마다 다 서더니 사람의 발자취 끊긴 지금은 간판만 덩그렇게 매달린 콩깍지역 한때는 돈벌이 가는 이로 벅적였지만 백여 년의 추억 속에 묻혀버리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낙동강역 지붕 위로 바람 불면 비둘기들이 역장 행세하며 오가는 철마를 구구하며 반긴다. (후략) 낙동강역을 노래한 이 시(詩)를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낙동강역에 대해 무슨 다른 설명이 필요 있겠는가?’ 시를 쓴.. 더보기
기차도, 철도도 없는 아프리카의 섬나라에 한국의 기차역을 팔고 돌아오다. 윤희일 지탄역장, 대통령을 만나다. 윤희일 지탄역장(경향신문 기자, 전국부 부장)이 대통령을 만나 역을 알렸다. 윤 역장은 최근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세이셸의 대통령궁을 방문, 제임스 알렉스 미셸(James Alix Michel) 대통령을 만났다. 윤 역장은 여기서 대한민국의 철도와 지탄역을 홍보했다. 윤 역장은 이날 미셸 대통령에게 지탄역 전경을 담은 액자를 직접 전달한 뒤 한국철도와 지탄역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윤 역장은 푸르른 산과 논밭을 배경으로 열차가 내달리는 지탄역의 모습을 직접 찍어 액자로 만들었다. 윤 역장은 또 세이셸의 수도인 빅토리아시(市)의 알렉시스(M.A Alexis) 시장에게도 지탄역과 역장 자신의 모습을 담은 액자를 선물했다. 윤 역장은 이날 “세이셸과 지탄역은 여러 가지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