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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일본

왕초보가 당일치기로 일본 최고봉 후지산 정복하는 법

일본에는 3000m가 넘는 산이 즐비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산이 바로 '후지산'이고요. 후지산의 높이는 3776m. 한국 최고봉인 한라산(1950m)과 비교하면 거의 배 수준입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급경사 바윗길

 

그러나, 전체의 70%가 '등산'을 즐긴다는 한국인에게 후지산은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이 아니지요. 등산 전문가들에게 이 정도의 산이야 뒷동산 올라가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초보자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3000m가 넘으면 기압이 달라지고, 상당수 등산객은 고산병 증세로 고생을 하곤 합니다.

 

 

 

오늘은 초보자가 후지산을 오르는 방법을 초보자인 제가 잠시 공개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지리산 노고단(1507m)을 오르고 난 이후 '다시 내려갈 산 뭐하러 애써 오르냐'는 소신 아래 산은 절대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산에 가더라도, 저는 산 아래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일행의 하산을 기다리곤 했지요.

후지산 정상의 분화구

 

그런 제가 후지산 등정에 도전을 했습니다.

 

다음 안내를 그대로 따르면, 당일치기 후지산 등정이 가능합니다.

 

후지산 정상 표지석

 

1.후지산 등정은 7월과 8월에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2.고산지대를 오르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등정 전날에는 충분히 잠을 자둡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산병으로 개고생을 합니다. 전날 한 잠도 못자고 도전한 저는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습니다.

 

3.새벽 1시쯤 도쿄에서 차를 몰아 후지산 고고메(5合目)를 향합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대략 3시30분쯤. 주차료는 하루에 1000엔입니다. 렌터카를 이용하면 좋습니다.(4개 등산루트 중에 요시다(吉田)루트를 중심으로 설명드립니다.)

 

4.주차장 옆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탑니다. 4시30분 첫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왕복 요금은 2000엔이 조금 안 됩니다.

 

5.40분 동안 버스를 달리면 등산로 입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고산지대 적응시간을 1시간 정도 갖습니다. 몸도 풀고요.

 

6.여기서부터 3775m 정상까지는 대략 6~7시간 걸립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급경사 바윗길입니다. 나무 그늘이 하나도 없습니다. 중간 중간에 휴게소가 있으니까 거기서 쉬고 물고 마시고 하면 됩니다.

 

7.정상에 도착하면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정도 걸립니다.

 

8.정상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식당에서 기념으로 카레나 우동 등을 한 그릇 비웁니다. 추억만들기의 일환이지요.

 

9.과감하게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은 노선이 오르는 길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푸석푸석한 화산재가 깔려 있어서 넘어지기 쉽습니다. 조심해서 내려와야 합니다.

 

10. 한국은 동네 뒷산만 가도 울긋불긋 최첨단 등산복과 등산장비를 갖추지만, 일본 사람들은 다른 것 같습니다. 집에서 입던 티셔츠나 심지어는 와이셔츠를 입고 오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한국인처럼 멋진 등산복을 차려입은 사람은 대략 20~30%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이 편했습니다. 저는 등산 장비가 하나도 없어서 등산화 등 모든 것을 다른 사람 것을 빌렸거든요. 

 

11. 꼭 필요한 것은 등산스틱(지팡이)인 것 같습니다. 워낙 급경사여서 꼭 필요합니다. 내려올 때는 정말 필요합니다.

 

12.저는 평소에도 물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페트병 4개에 물을 담아갔는데, 무척 무거웠습니다.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물은 팝니다. 그런데 가격이 병당 4000원입니다.

 

13.하산 후에는 온천욕을 꼭 할 것을 권유합니다. 저는 동행한 일본 분과 하산 후 온천에서 몸을 풀었는데 이튿날 피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참 쉽지요? 이 정도면 당신도 후지산 등정에 도전할 수 있겠지요?

 

하늘과 땅의 경계에 서서

 

 

한국과 일본의 우정을 기대한다는, 그의 환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