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중학교 체육대회에서 157명의 학생이 10단 높이의 ‘인간 피라미드 쌓기’에 도전했다. 맨위의 학생이 마지막으로 일어서려는 순간, 피라미드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학생 1명이 오른팔에 골절상을 입는 등 6명이 다쳤다.
'인간피라미드' 구조(아사히신문 웹사이트 캡처)
이후 일본의 각급 학교 체육대회 때 진행하는 인간 피라미드 쌓기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사고가 난 학교의 교장은 “너무 안이했다”면서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사고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해 비슷한 사고가 일본 전국에서 8500여건이나 발생한다. 학교들은 피라미드 높이를 자꾸 높여나가는 등 경쟁에 매달려왔다. 인간 피라미드가 무너져 학생이 숨진 경우는 없지만, 후유 장애가 있을 정도로 크게 다친 사례는 수십 건에 이른다.
‘안전대국’을 알려진 일본에서 왜 이렇게 위험한 ‘인간피라미드 쌓기’가 이어지고 있을까. 우선 ‘일체감’과 ‘협력’을 유난히 강조하는 일본 특유의 교육문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인들은 체육대회에서 ‘모두’가 참가해 쌓는 인간피라미드를 유독 중시한다. 한국 운동회의 이어달리기처럼 최고 볼거리로 꼽힌다.
특히 아이들의 성취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의 기대가 커지면서 ‘안전’보다는 ‘높이경쟁’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높아야 7~8단 정도를 쌓았지만 요즘은 10단, 심지어는 11단까지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10단 피라미드의 높이가 무려 7m에 이르고, 맨 아래 학생에게 가해지는 하중이 200㎏을 초과하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인간피라미드의 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체감’을 중시하는 일선 학교들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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