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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N TOKYO

야쿠자 무서워 초등학생 통학로까지 바꾸는 일본

 올들어 8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287만명으로 지난해 전체 방문자수(134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핵심 요인으로는 ‘엔저’가 꼽힌다. 다양한 볼거리·먹거리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치안’도 외국인들을 불러 모으는 요인이다.


 많은 외국인들은 일본을 ‘안전한 나라’라고 믿고 있고, 실제 일본의 치안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시노다 겐이치 야마구치구미 조장(두목)

 

 그러나 최근 발생한 일본 폭력조직(야쿠자)의 분열 사태는 ‘안전한 일본’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지난달 일본 최대의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山口組)의 분열상이 알려진 이후 일본 열도는 말 그대로 공포에 휩싸여 있다.

 

 조직에서 이탈한 13개 산하조직이 ‘고베야마구치구미(神戶山口組)’라는 이름의 새로운 조직을 결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공포는 더욱 커졌다.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사무소가 있는 지역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초·중학교 학생들의 통학로까지 바꾸는 일이 생겼다.

 일본인들이 무서워하는 이유는 폭력조직 분열 이후 시민들까지 피해를 입는 대규모 충돌이 과거 여러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1985~1987년 사이 벌어진 야마구치구미의 분열 때는 폭력조직 관계자 25명이 숨지고 시민·경찰관을 포함해 70명이 다치는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폭력조직의 공포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면 정부 차원에서 ‘조폭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하고 대대적이 소탕작전에 나설 법도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경찰의 대책은 조직원들끼리의 분쟁에 시민이 휩쓸려 희생되는 일만은 막겠다는 정도다.

 최근 도쿄신문이 사설에서 “(양측의) 항쟁을 봉쇄하고 조직을 근절시키라”고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지만, 경찰이 소탕작전 등 적극공세에 나서기로 했다는 얘기는 여전히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