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봄, 어느 날
나의 애마 '스트라이다', 그녀와 함께 길을 떠났다.
스트라이다, 나의 몇 번째 그녀인가?
수 많은 그녀를 만나 동주(走)동락을 해왔지만
요즘은 스트라이다에 완전히 꽂혀있다.
그녀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대전역 대합실, 거기서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처음 떠나는 나와의 여행을
'마치 신혼여행같다'고 했다.
오후 3시11분 황간으로 떠나는 무궁화호,
나는 기차를 기다릴 때
곁에 있는 애마, 스트라이다를 잠시 잊는다.
나의 이 끝없는 바람기...
스트라이다와 떠난 여행길에서
나는 다시
무궁화와의 짜릿한 사랑을 기다린다.
나는 나의 애마 스트라이다를 데리고
또다른 애인
무궁화의 품에 안긴다.
애마 스트라이다는 내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다.
참으로 기특하군
울지도 않고
넘어지지도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스트라이다를 옆에 끼고
내가 그리워하던 무궁화의 품에 안겨
나는 한 조각의 빵을 먹는다.
오후 3시53분
무궁화는
나와 스트라이다를 '비경'의 역 황간역에 내려놓고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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