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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씽씽

맨손으로 일본 가서 '자전거여행'하는법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의 양은 속도에 반비례한다. 비행기나 고속철도로 어딘가를 가면 빨리 갈수는 있지만, 이동 중에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한계가 있다.

 

 이것저것을 찬찬히 둘러보려면, 역시 걷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지는 해외여행에서 걷기만으로 모든 것을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측면이 있다. 게다가 다리가 아프고, 힘이 든다.


 

 이럴 때, 정답은 뭘까?

 

 두 말 할 것 없이 자전거다. 자전거를 타면, 시간을 적당히 절약하면서 느림의 미학, 느림의 여유를 구가할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힘이 덜 든다.

 

일본 도쿄 지요다구 지역에 있는 공용자전거 '지요쿠루'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일본은 ‘자전거의 천국’이다. 일본 어디를 가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정말로 많다. 일본인들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끼리,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걷는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차를 타는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일본을 자전거로 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자전거천국’ 일본에서 자전거를 한 번 타보는 꿈을 꾼다. 그러나, 일본까지 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타고다니기에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맨손으로 와서 자전거로 일본을 정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도쿄(東京), 센다이(仙台), 히로시마(廣島), 삿뽀로(札幌) 등 일본의 주요 관광지를 가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용자전거가 있는데, 이 공용자전거를 이용하면 자전거천국의 진미를 누구나 느낄 수 있다.


 도쿄에서의 자전거 여행은 중심가인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지요쿠루(ちよくる)’를 통해 즐길 수 있다. ‘지요쿠루’는 지요다구지역의 공용자전거 이름이다.


 지요다구청은 물론 지요다구 일대 공원, 빌딩가, 호텔 등 35개 거점에서 ‘지요쿠루’를 만날 수 있다. ‘지요쿠루’의 특징은 '전동자전거'라는 점이다. 고급 스포츠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반 여행객이나 자전거를 순수한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면에서는 일반 자전거에 비해 더 좋을 수도 있다.

 

지요쿠루의 페달이 있는 곳에 전동장치가 부착돼 있다.

 

 

여행지에서 힘을 덜 들이고 자전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금은 딱 한번만 이용하는 경우 최초 30분에 150엔이다.(100엔을 대략 900원으로 계산하면 된다) 여기에 30분당 100엔이 가산된다. 하루종일 자전거로 도쿄를 돌아보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은 ‘하루패스’를 사면된다. 패스를 산 당일 밤 11시59분까지 이용할 수 있고 가격은 1500엔이다.

 

지요쿠루 이용법

 

 이용하기 전에 홈페이지(http://docomo-cycle.jp/chiyoda/)에 접속해 등록을 해야한다. 외국인 여행객의 경우 ‘하루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대금은 신용카드로만 낼 수 있다. 

 

 

지요쿠루의 조작패널


 ‘지요쿠루’가 있는 지요다구는 도쿄의 중심가에 있기 때문에 도쿄의 주요 관광지까지 자전거로 다녀오기에 좋다. 

 

 일단 ‘황거(일왕의 거처, 옛 에도성)’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도심에 이런 녹지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요쿠루를 이용한다면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역사, 도쿄의 부엌으로 일컬어지는 쓰키지(築地)수산시장, 도쿄타워, 아카사카(赤坂), 우에노(上野)공원(동물원, 시장 포함), 아사쿠사(淺草), 롯뽄기(六本木) 등도  다녀올 수 있다.


 고토(江東)구와 미타토(港)구 지역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공용자전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도쿄 미나토구 지역의 공용자전거

 

 

 일본 동북지역의 중심도시인 센다이시를 방문하는 경우에는 ‘DATE BIKE’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은 최초 60분 96엔, 이후 30분당 96엔이다. 센다이역과 시청 주변 등 30여개 거점에서 만날 수 있다. 어린이용과 접이식 자전거도 구비돼 있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알려진 히로시마(廣島)시에서도 자전거여행에 도전해 볼 수 있다. ‘피스쿠루(ぴ-すくる)’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히로시마 공용자전거의 이용요금은 30분당 100엔이다. 히로시마역 주변은 물론 히로시마성, 평화기념공원 등 약 15개 거점에서 만날 수 있다. ‘피스쿠루’도 전동자전거이다.


 삿뽀로시에 가면 ‘에키차리(エキチャリ)’라는 이름의 공용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JR히로시마역 부근에 거점이 있다. 하루 이용요금은 500엔으로 비교적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