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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씽씽

한국 자전거, 일본 자전거 뭐가 다른가?

자전거는 교통수단이다.

-·일 자전거문화 비교-

 

**자전거시설에 놀라고.

 

일본의 자전거 시설은 사실 보잘 것 없다. 우리나라처럼 아스콘으로 울긋불긋 포장한 자전거도로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보도를 주로 이용한다. 보도도 한국에 비해 비좁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자전거천국처럼 느껴진다. 왜일까? 자전거를 타는데 방해가 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제거돼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차도의 턱은 어김없이 종이 한 장 정도의 높이로 낮춰져 있다. 멋진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놓고도 높은 턱을 그대로 놔두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일본에서는 자전거의 통행을 가로막는 불법주차차량은 정말로 찾아보기 힘들다.

2003~2004년 일본에서 근무하는 동안 불법주차차량으로 인해 자전거 통행에 불편을 느낀 경험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불법주차 차량과 불법 적치물로 가로 막혀 자전거에서 내려햐 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의 자전거도로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다.

일본의 역이나 대형 쇼핑몰 등에 마련돼 있는 자전거주차장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도쿄 시내의 주요 역에는 수천대의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자전거주차장이 어김없이 마련돼 있다. 최첨단 자전거주차장이 설치된 곳도 많다. ‘자전거와 열차의 환승을 기본으로 하는 일본사람들의 모습은 이런 주차시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본 도쿄의 아야세역 인근 자전거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 수천명의 주민이 여기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지하철을 이용한다.

 

 

**자전거에 놀라고.

 

일본의 자전거는 촌스럽다. 대부분의 자전거에는 바구니가 달려있다. 여성용이나 남성용이나 마찬가지이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짐을 손쉽게 넣을 수 있는 바구니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헤드라이트와 벨이 달려있다. 모두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장치이다. 헤드라이트는 야간 운행 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차량들이 자전거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생명과 직결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자전거를 본 한국 사람들은 ‘70년대쯤 우리나라에서 보던 자전거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런데 요즘의 우리나라 자전거는 어떤가?

상당수 자전거는 산악자전거 형태(대부분은 형태만 그럴듯한 유사 산악자전거) 를 취하고 있다. 아주 세련돼 보이지만. 바구니는 물론 헤드라이트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전거는 주말 대낮의 레저용으로는 이용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안전한 교통용 자전거로는 적합하지 않다. 아직은 자전거가 생활 속으로 완전하게 들어오지 못한 탓이리라.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 일본인들은 쇼핑 등 일상생활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생활화 돼 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놀라고.

 

어느 날, 일본에 다녀온 한 후배가 이런 얘기를 했다.

도쿄에 다녀왔는데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대낮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여성들이 어떻게 미니스커트 차림에.”

혀를 끌끌 차는 이 후배에게 나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일본인들의 모습에서 자전거를 생활화한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라고 권했다.

일본에서는 대기업 사장이나 고위 공직자 등 이른바 높으신 신분의 인사들이 정장 차림으로 자전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역시 자전거의 생활화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는데도 불구하고, 몸에 쫙 달라붙는 수십~수백만 원짜리 고가 의상에 집착하는 우리나라의 그릇된 자전거문화에 비교되는 부분이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미니스커트나 정장을 입은 날 승용차나 지하철, 버스, 택시를 타듯이 자연스럽게 자전거도 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전거는 하나의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스커트 입고 자전거타기

정장 차림에 자전거타기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도쿄 시내의 대형 쇼핑몰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장. 자동차를 이용하는 고객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고객이 더 많다.

 

 

일본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외발자전거 타기를 가르친다. 도쿄 시내 한 초등학교 앞에서 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도쿄의 한 쇼핑몰에 설치된 자전거주차장 

 

 

일본 도쿄의 아야세역 인근에 있는 유료 자전거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