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는 일본

한국 '행정의 달인'과 일본 총리 부인의 '토크쇼'..."문화는 정치를 능가한다"

 “일본과 한국이 이웃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양국은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정치적 문제를 넘어서 함께 뭔가를 만들고 교류를 해나간다면 양국 사람들의 마음이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지난 24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시즈오카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교류 관련 포럼에 참석, 이렇게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한국이 낳은 '행정의 달인'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본의 시민단체인 NPO법인 동아시아이이웃네트워크가 ‘민제(民際) 포럼 2015 인 시즈오카’라는 이름으로 개최한 포럼에 참석한 아키에 여사는 5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소망을 피력했다.

 

 


 아키에 여사는 특히 이날 한국 대표로 나온 ‘행정의 달인’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과 진행한 토크 콘서트와 기조연설, 교류회 등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아키에 여사는 “지금은 한·일정상회담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양국 관계가 좋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인과 한국인은 오랜 동안 인연을 맺어왔다”면서 “우리(일본인)의 피에는 한국인 등 대륙인의 피가 섞여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만표 팀장이 "문화는 정치를 능가한다"면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그는 또 “요즘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쓰고 읽을 수 있게 됐는데 한국어가 일본어와 어순이 같고 공통어가 많아 배우기 쉽다는 것을 알고 친근감을 느꼈다”며 “한국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아 한국을 자주 다녀온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는 드라마 <겨울연가>에 빠져들었던 이야기를 한 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박용하의 팬이었는데 그가 자살을 해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를 위해 뭔가 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아키에 여사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아키에 여사는 이날 남편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인 인질 사건으로 외국 출장에서 급히 귀국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지만, 오래전부터 약속한 포럼을 위해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포럼을 통해 한국과의 인연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뒤 몇 년 전 한국 대전에 있는 우송솔브릿지대학을 남편과 함께 방문, 특강을 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는 남편의 선거구인 야마구치(山口)현 시모노세키는 한국과 아주 관련이 깊은 곳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자주 다녀온다”고 소개한 뒤 “한국에 가면 만나서 어울리고 싶은 한국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했다.
 아키에 여사의 기조연설에 이어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홍 팀장은 “일본과 한국은 순환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아무리 고대라고 해도 문화 등이 일방적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키에 여사는 “한국 사람들은 가라오케(노래방) 등에서 노래부르고 춤을 추면서 웃는 얼굴이 되고 모두가 하나가 되곤 한다”면서 “싸워서 해결이 안 되면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이날 아키에 여사에게 “한국과 일본의 민간교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같은 것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키에 여사는 “과거 조선이 일본에 보낸 사절단인 ‘조선통신사’와 비슷한 성격의 ‘일본통신사’를 민간 차원에서 구성해 한국에 보내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행사 후 열린 교류회에서 필자와 식사를 하면서 건배를 나누고 있는 아키에 여사

 


 홍 팀장은 이날 “문화는 정치를 능가한다”고 주장한 뒤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한·일간의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며 토크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를 적극적으로 도운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는 “구다라(백제) 덕분에 일본이 이렇게 멋진 나라가 됐다”고 밝힌 뒤 “홍 팀장은 그 옛날 구다라였던 충청남도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공무원을 의미하는 ‘행정의 달인’에 뽑힌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시즈오카현과 충남도가 깊은 우호 관계를 맺어온 사실을 소개한 뒤 충남지사를 지낸 이완구 총리후보와도 친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