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출발하기 전부터 아주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그건 일본인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였다.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생긴 내 생각은 너무나 치우친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한국에서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줬을 때 나는 기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일본 도쿄(東京)의 간토(關東)국제고 3학년인 사노 준코(佐野純子·17·사진)는 지난 봄 한국에서 27일 간의 단기유학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통해 실제 생활해 본 한국은 언론을 통해 알고 있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다고 밝혔다.
주일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한·일교류 에세이·사진 콘테스트 2015’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의 에세이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고서도 제대로 된 관계개선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 양국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그는 “한국은 왜 그렇게 사람들이 따뜻하게 느껴질까”라고 물은 뒤 그 답을 항상 웃고 있는 과자가게 아줌마, 너무 빨리 말해서 듣기 연습에 딱 좋았던 기숙사 아저씨, 공부를 많이 도와준 대학생 오빠·언니들, 홈스테이나 교류회를 했던 고등학교 친구들 등 일본인인 자신을 너무나도 따뜻하게 대해준 한국인들에게서 찾았다.
사노는 ‘한국에서 받은 감동’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한국 사람들이)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일본인인 우리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옆에 사는 한국과 일본은 지금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런 일을 겪고 가슴이 뜨거워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 요리를 좋아하고, 학교에서 한국어를 선택해 공부하고 있다는 사노는 “정치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서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한국과 일본을 지켜보며 미래를 향한 길을 걷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로 4회를 맞은 이번 콘테스트에는 일본인·재일동포 등이 1156점의 에세이와 사진을 출품했다.
**다음은 사노 준코가 쓴 에세이 전문
<한국에서 받은 감동>
27일 동안의 한국 유학이 끝났다. 이것이 나에게 첫 외국여행이었다. 꿈에까지 나타났던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27일 동안이었다. 유학을 마치고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전철 창문 밖의 경치를 보고 있었더니 마치 지금까지 한국에서 봤던 것이 모두 꿈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러다가 그 기억들이 내 손바닥에서 무심히 사라질 것 같아서 슬프고 무서웠다.
내가 이번 유학을 떠올릴 때 반드시 생각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한국은 왜 그렇게 사람들이 따뜻하게 느껴질까 하는 것이다. 항상 웃고 있는 과자가게 아줌마도, 너무 빨리 말해서 듣기 연습에 딱 좋았던 기숙사 아저씨도, 공부를 많이 도와준 대학생 오빠 언니들도, 홈스테이나 교류회를 했던 고등학교 친구들도, 전철에서 옆에 앉아 있었던 사람들조차 내 예상을 훨씬 넘어 일본인인 우리를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나는 출발하기 전부터 아주 궁금했던 점이 있었다. 그건 일본인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였다.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생긴 내 생각은 너무나 치우친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한국에서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줬을 때 나는 기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역사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내일을 만드는 양식일 것이다. 역사는 미래를 위해 존재하고 그 미래는 착실하게 역사가 되어 간다. 그런 고리 안에서 바로 옆에 사는 한국과 일본은 지금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나는 왜 더 빨리 이런 소중한 것을 알지 못했을까? 그렇게 생각에 잠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스스로 현지에서 감동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남아서 이렇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런 일을 겪고 가슴이 뜨거워졌으면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정치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서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한국과 일본을 지켜보며 미래를 향한 길을 걷고 싶다.
'여기는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베 총리 부인은 한국을 아주 좋아해!! (1) | 2015.09.27 |
---|---|
'표절의혹'받은 아마추어 화가의 '신경숙' 생각 (0) | 2015.07.07 |
어릴 적부터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19세 여대생의 엽기살인극 (0) | 2015.06.25 |
일본 유명온천이 '남녀혼탕'을 폐쇄한 이유는?.....풍기문란 (1) | 2015.06.08 |
도쿄 가는 한국인 '호객꾼 경계경보' (0) | 2015.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