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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 특집

젊은 자이니치들의 꿈,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

 “글쎄요,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을 하고 싶어요.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일 말이예요. 그런 일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재일동포 2세인 김향수리양(18·고3)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아직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해놓지는 았았지만, 그는 요즘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일본 오사카(大阪)시 건국중·고등학교의  전통예술동아리인 ‘건국연희패’  소속 학생들이 2014년 12월 15일 오후 연습실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꽹과리·소고·장구·북·징 등 국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김양은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에 합격했다. 꿈에 그리던 한국에 가서 대학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일본 오사카(大阪)시 건국중·고등학교의 전통예술동아리인 ‘건국연희패’에서 부장(대표)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문화를 배우면서 나의 뿌리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일동포들이 주로 다니는 이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차별이나 괴롭힘을 직접 당한 적은 없다. 그러나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한국 이름을 쓴다는 이유로 온갖 놀림과 괴로움을 겪으며 살아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재일동포가 겪었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그는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12월15일 일본 오사카시 스미요시(住吉)구에 있는 건국중·고등학교의 건국연희패 연습실에서 만난 재일동포 2~4세들은 “꽹과리를 두드리고, 북을 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시 건국중·고등학교의  전통예술동아리인 ‘건국연희패’  소속 학생들이 지난 15일 오후 연습을 마친 뒤 한 자리에 모였다.

 

 장구를 치는 강선화양(16·고1)은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국·중국·일본 등 3개 나라에 뿌리를 두고 살아온 경험을 살려 국제무대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을 치는 이숭언양(17·고2)과 장구를 연주하는 장수경양(17·고2)도 대학은 한국으로 갈 생각이다. 그들은 “일본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을 한국에서는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양은 “비록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켜가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오사카(大阪)시 건국중·고등학교의  전통예술동아리인 ‘건국연희패’  소속 학생들이 지난 15일 오후 연습을 마친 뒤 한 자리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행플래너가 되는 것이 꿈인 재일동포 3세 김성화양(고1·16)은 “‘일본은 나쁘다’ ‘일본은 싫다’만 무조건 외쳐대는 일부 한국 젊은이들이 ‘이상한 애국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2세인 김향수리양(18·고3)이 활짤 웃고 있다. 그는 2015년 3월부터 한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는 작업에 몰두할 예정이다. 

 

 ‘건국연희패’는 지난해 7월 열린 ‘일본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의 전승예능 부문에 한국 전통음악과 춤으로 출전, 3위에 입상해 한·일 양국의 주목을 받는 등 일본 안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1946년 오사카 지역 재일동포들에 의해 설립된 건국학교의 유치원·초·중·고교 과정에는 현재 400여명의 재일동포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