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나고야(名古屋)시에 있는 나고야대학 히가시야마(東山)캠퍼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노벨 로드(Nobel Road)’ 조성 계획을 알리는 전단이 배포됐다. 교내 곳곳에도 알림판이 세워졌다.
대학 측은 그동안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캠퍼스 내 600m 구간에 이런 이름의 길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용히 교육과 연구에 몰두해 오던 대학이 지난 7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모처럼 축제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나고야대는 올 물리학상 수상자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교수 등 모두 6명(졸업생 3명, 교수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2000년대 들어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 과학자 13명 중 절반 가까이가 이 대학에서 나왔다. 2008년에는 물리학상과 화학상 두 분야에서 수상자를 냈다.
국립대학인 이 대학 학생 수는 대학원생 6000여명을 포함해 1만6000명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결코 큰 규모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학교는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권이 아닌 지방 도시에 위치해 있다. 재학생의 80%가 나고야 시가 있는 아이치(愛知)현 등 주변 4개 현 출신일 정도로 나고야대학은 지역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일본의 수 많은 지방대학 중 하나일 뿐인 이 대학이 과학 분야에서 찬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일부는 나고야대 고유의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를, 일부는 도요타자동차 등 인근 대기업의 지원을 원동력으로 거론한다. 1871년 설립돼 14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이 학교가 애당초 의학대학으로 출발, 의학·과학연구에 강점을 안고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떤 요인이 됐든 나고야대학의 성과는 ‘지방’의 특성을 존중하고 살려주는 일본인 고유의 의식이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지방에서 태어나 지방에 있는 학교를 나오고, 지방에서 직장을 잡아도 결코 ‘루저(패자)’가 아니라는 인식이 나고야대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연구에 몰두하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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