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기는 일본

일본 내 '풀뿌리 한류'는 죽지 않았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에서 사과를 요구한 시점부터 한일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이 시점을 계기로 일본 내 '한류'가 죽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한국어교실에서 그림그리기를 통해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일본인들   

 

 일본 내 한류는 분명히 힘을 잃고 있다. 한일관계의 급격한 악화 속에 한국과 한국 문화에 등을 돌리는 일본인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공중파 TV에서 한국 드라마와 한국 가수가 사라지는 현상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색을 칠하면서, 한국인 대학 교수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

 

일본 내 한류는 분명히 죽어가고 있다. 겉으로 보면 그렇다. 그러나 일본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녀보년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여전히 한국 문화, 한국 드라마, 한국 노래, 한국 배우,  한국 가수를 좋아하는 일본인이 많다. 

 

 

초청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일본인들

 

특히 '풀뿌리 단위'의 한일교류를 해온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과 한국문화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인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한국어를 배우거나, 한국 문화를 익히는 인본인도 많다. 올해 일본의 한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의 기업에 취직해 일하고 있는 한 한국인 젊은이는 "내가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던 힘은 한류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는 일본인

 

그는 일본의 한 지방에 있는 국립대학에 다녔다. 그는 1학년때부터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2012년 이후에도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일본인들은 많았다.

 

 

 

 

"민(民)과 민(民)의 만나서 만들어낸 우정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민간차원의 교류를 해온 한국인과 일본인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민과 민의 만남은 결코 정치나 외교관계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들만의 우정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면, 그 어떤 외부적 충격이 있어도 관계는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일본 도쿄(東京)도 기타(北)구의 한 문화회관 회의실에 마련된 한국어교실.

 

일본인 남녀 7명이 모여 대화를 하고 있었다. 평소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회사원, 주부, 시민활동가 등 활동분야가 모두 제각각이다.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심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한국문화를 주제로 신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날 한국어 교실에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 한국의 김천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김영식 교수가 나와 '자기가 좋아지는 연습장'이라는 특강을 했다.

 

 

한국어교실의 특별강사로 초청된 한국 김천대 김영식 교수

 

김교수는 일본인들에게 백지 위에 네모칸을 그린 뒤 직선과 곡선을 그리고 거기에 좋아하는 색을 칠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미술 연습장'을 만들도록 했다. 일본인들은 선을 그리고 색을 칠하는 동안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또 완성된 자신의 연습장을 들어보이면서 서툰 한국어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하고 느낌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빨리 한국어를 익힌 뒤 혼자서 한국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NPO법인 ASIA COMMONS의 아소미오(麻生水緖)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내 '풀뿌리 한류'는 결코 죽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