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앞으로 가는데

산은 뒤로만 가고

 

생각은 달려가는데

강물은 누워서 가고

 

마음은

날아가는데

기차는 자꾸 기어가고

 

'황간역'의 시(詩) <외갓집 가는 날>이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을 맞이한다.  

 

기차가 서고, 문이 열린다. 기차에 탔던 사람들이 하나둘 내린다.

기차에 탔던 사람들이 역 출구를 찾는 그 순간...

 

 

시(詩)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정완영 시인의 시 <외갓집 가는 날>

 

외갓집 가는 아이의 마음을 이만큼 잘 표현한 글이 또 있을까?

 

'마음은 날아가는데, 기차는 자꾸 기어만 간다'

 

기차의 멋과 맛을 이토록 겸손하게 표현한 글이 또 있을까?

 

 

황간역.

그렇다, 황간역이다.

경부선 황간역에서 기차를 내리면, 역이 다가와 속삭인다.

 

잘 오셨어요, 여기는 당신의 외갓집

 

  황간역은 우리들의 '고향'이다.


도대체 기차역이 이래도 되는 것일까?

평범한 역은 가라!’

누군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 같다.

 

황간역 안에 있는 '솟대'

이것은 반칙이 아닐까?

아니다, 반칙은 아니다.

 

역의 개념을 깨부순 것일 뿐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그런 역, 평범한 역은 거부한다. 역에 대한 고정관념이 한없이 무너진다.

 

황간역의 원두막

솟대는 뭐고 원두막은 도대체 뭔가?

역사 2층에 있는 마실카페는 뭐에다 쓰는 물건인고?

마음이 쉬어가는 기차길 옆 작은 카페...

 

황간역의 '마실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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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룹 엑소는 무슨 얘긴가? 게다가 엑소자전거'라니.

노랑색 엑소 자전거를 타기 위해 일본인을 비롯한 해외 엑소팬들이 몰려든다는데...

그룹 엑소의 멤버가 탔다는 그 전설의 노랑자전거...'엑소자전거'

 

오늘의 황간역을 만들어낸 영원한 철도맨 강병규

 

그런 역이 충북 영동군 경부선에 있다고?

 

역 안과 밖을 가득 채우고 있는 노랑자전거. 그냥 페달을 밟으면 된다.

 

기차는 자전거와 피를 나눈 형제다. 둘은 피가 통하고 마음이 통한다.

()이 통한다고?

 

른 노랑색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그냥 밟아라. 월류봉(月留峰). 달이 머무르는 곳?


상상은 금물. 설명도 금물. 직접 가서 달과 함께 머물다 와라.

달이 머무니, 마음이 머문다고?

 

노랑색 자전거를 타고 20분만 가면, 게가 바로 무릉도원이네...


올갱이국? 이걸 안 먹고 갈 거라면 차라리 황간역에서 내리지를 마라. 황간역 역장님께서 노하신다.

 

강병규. 감히 그를 대한민국 최고의 철도원이라고 부른다. 

 

황간역의 주인장 강병규

 

그는 그냥 철도. 그리고 기차.


덕후’, ‘덕질등의 단어로 그를 표현하는 것, ‘철도 덕후를 줄인 철덕등으로 그를 부르는 것, 그것은 그에게 모욕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그의 삶이 기차고, 철도다.

 

강병규의 맛과 멋을 가득 담은...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그와 함께 기차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이 생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복이었다.

 

마실카페 내부 전시실

 

그가 만들고 그가 가꾼 황간역사 한 귀퉁이 벤치에서

초여름 어느 날 잠시 코를 골면서 졸다가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것은


지고(至高)의 행복'.

 

그런데, 이런 역이 두번째로 멋진 역이라고?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멋진 역은 어디?


황간역, 강병규, 노랑자전거 그리고 '철덕'...

 

 

 


Posted by 타슈타슈 타슈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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