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OW IN TOKYO

'문신' 외국인들, "문신을 이유로 온천욕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에 비해 50% 정도 늘어난 2000만명에 육박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일본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반대로 깊은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온천·목욕탕 경영자들이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 있는 한 온천이 입구에  “문신을 한 사람은 입장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인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일본의 온천이나 목욕탕들은 몸에 문신을 한 사람은 입장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몸에 문신을 한 야쿠자(폭력조직원)들이 다른 손님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최근 몸 이곳저곳에 문신을 한 외국인들이 온천이나 목욕탕을 찾는 사례가 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 관광청 조사에서 온천·목욕탕 가운데 18.6%가 문신을 한 손님으로부터 ‘입장 거부’에 대한 항의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온천이나 목욕탕이 문신을 한 손님은 내국인과 외국인 구분 없이 들여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나는 폭력조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목욕탕 입장을 거부당했다”면서 “입장 거부는 문신을 한 사람에 대한 부당한 편견에 근거한 일종의 차별”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관광청이 최근 온천과 목욕탕 시설을 갖춘 전국의 여관·호텔 등을 대상으로 문신을 한 외국인을 입장시키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851개 시설 중 55.9%는 여전히 문신을 한 사람에 대한 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6%의 시설은 입장을 허용하고 있으며, 12.9%는 ‘조건’을 붙여서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건’이라는 것이 재미있다. 몇몇 곳은 문신이 있는 부문을 스티커 등으로 감추는 경우 입장을 허용하고 있고, 어떤 곳들은 ‘단체가 시설 전체를 빌리는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고 응답했다.

 관광청이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홈페이지나 인쇄물 등을 통해 “일본에서는 문신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알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문제가 얼마나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