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차를 탔다. 작은 기차, 작은 철도를 골랐다. 같이 간 사람은 일본 최고의 기차마니아이다. 그는 일본의 모든 철도를 직접 기차를 타고 돌아본, 말 그대로 '기차마니아'이다. 어릴 적부터 그는 기차를 지독하게도 좋아했다고 했다. 혼자서 기차모형을 가지고 놀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지금 그는 철도가 없는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데, 수시로 비행기를 타고 본토로 넘어와 '기차타기'를 즐긴다고 했다.

 

코스는 이 철도마니아가 추천한 고미나토(小湊)철도와 이스미(いすみ)철도로 정했다. 도쿄 근처에 있는 작은 민간철도(사철)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도 내려줬다.

 

두 철도는 모두 지바(千葉)현이 있는 보소(房総)반도에 있다. 두 철도는 도쿄에서 가까워 한국의 철도마니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나리타공항에서는 더 가깝다. 

 

 고미나토철도와 이스미철도를 이용하면 보소반도를 횡단할 수 있다.

그래서 [보소반도(房總半島) 횡단기면 승차권]을 샀다. 가격은 1700엔(약1만5300원)이었다. 

고이(五井)역∼가즈사나카노(上總中野)역 사이 39.1km를 운행하는 것이 고미나토철도이고, 가즈사나카노역에서 오하라(大原)역 사이 26.8km를 운행하는 것이 이스미철도이다. 

 

자 떠나자, 작은 기차 속으로... 

 

 

 

이스미(いすみ)철도의 출발지인 고이(五井)역. 딱 한량, 그래서 정겹다. 그래서 사랑스럽다. 왠지, 외롭게 느껴지지만, 그래서 정이 간다.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끼리도 모두 보이지 않는 정으로 이어진다.

 

 

호루라기를 불면서 기차의 출발을 알리는 차장...그녀는 무뚝뚝했다. 하지만, 그의 모습에서 기차에 대한 무한사랑이 느껴졌다. 작은 철도회사에서 청춘을 보내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도 한 량, 너도 한 량....저쪽에 보이는 저 한 량짜리 기차에도 순수한 마음의 철도마니아들이 가득하겠지....그런 생각을 하면서 찰칵

 

손님의 절반은 철도마니아들인 것 같다....기차 안에서도 부지런히 찍는다....추억을 찍는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내려서 저 꽃을 만지고 싶다....그래서 내렸다..

 

마니아들은 찍어야 맛? 계속 찍는다...나는 그들을 찍었다.

 

 

<일본차량 쇼와 39년> 이 기차가 쇼와39년에 만들어졌다는 얘기다...쇼와39년은 1964년을 뜻한다. 그해 도쿄올림픽이 열렸고, 신칸센이 개통됐다. 그리고 필자인 본인이 태어났다.

그러니까, 나는 나와 동갑인 이 열차 속에 앉아서 세월을 살피고 있었다.

 

깃발, 가방...모든 것이 세월을 말한다....그 옛날, 사람들은?

 

 

역 앞에 있는 식당....우동을 한 그릇 시켰다. 맛은 기가 막혔는데 양이 너무 적었다. 그래서 밥을 한 그릇 시켰더니, 한 사발 나왔다. 시골식당의 인심으로 배와 가슴을 꽉 채우고 다음 일정으로..

 

가즈사나카노(上總中野)역. 고미나토철도가 끝나고 이스미철도가 시작되는 곳이다. 꽃이 너무 많아 떠나기 싫었다.

 

이 철도에서 시작되는 이스미철도의 상징은 놀랍게도 '무밍'...법적으로 저작권을 확보해 철도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애나 어른이나 너무 좋아한다...  

 

찍자, 찍어야 남는단다.

 

무밍 덕분일까? 손님이 너무 많다. 앉을 자리가 없었다.

 

이스미철도의 기관사 중에는 평생 꿈인 기관사가 되기 위해 자비로 수천만원을 들여 교육을 받은 뒤 입사한 사람도 있다. 이 정도는 돼야 '철도마니아'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무밍은 내친구, 이스미철도도 내 친구.

 

노란 유채꽃, 그 옆을 지나는 노란 기차...봉하마을이 떠올랐다.

 

역 인근 빈터에 마련된 광장. 철도마니아 등이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게 꾸며져 있다.

그녀보다, 기차가 더 좋아....이 남자의 속마음은?

 

시골기차의 디젤엔진이 돌아가자, 뿌연 연기가 났다...정겨웠다.

 

이스미철도와 지역사회를 지켜가는 자원봉사자들....지역 특산물 판매에 여념이 없다...

Posted by 타슈타슈 타슈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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