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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풍경-포토르포

르포/고도성장기 일본의 '검은 역사', 그 현장

지난달 21일 일본 가가와(香川)현 데시마(豊島). 일본 최악의 산업폐기물 불법처리현장을 갔다. 악취와 온갖 유독물질, 그리고 위험한 현장지형 때문에 마스크, 장화, 장갑, 헬멧 등으로 중무장을 해야만 현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

 

순백의 모래사장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던 이 섬에 1980년에서 1990년 사이 대량의 산업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되면서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섬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려 92만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산업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되는 것을 알고도 눈을 감았지만, 이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민들은 목숨을 건 투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불법으로 매립된 산업폐기물을 모두 파내서 다른 지역으로 옮긴 뒤 소각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는 작업에 나서도록 했다.

 

불법을 눈감은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국민세금 550억엔(5500억원)을 산업폐기물을 처리공사에 쏟아부어야 했기 때문이다. 

 

처리공사는 2017년 2월 완료된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산업폐기물이 드디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스크, 장화, 장갑, 헬멧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현장 취재를 하고 있는 필자 

 

 

불법 매립 산업폐기물을 처리하고 난 현장은 아직도 오염된 폐수가 고여있다.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산업폐기물 더미

 

작업 현장을 지휘하는 공무원도 마스크 등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장의 어염은 심각하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온갖 산업폐기물이 곳곳에 널려있다...고도성장시대 일본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목숨을 걸고 싸웠다는 데시마 주민. 그는 불법처리 업자도 업자이지만 이런 행위를 방치한 정부와 지자체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산업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할 당시 현장에 쌓여있던 폐유 등 폐기물

 

주민들은 현청이 있는 다카마쓰(高松) 등으로 나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런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정부와 지자체가 겨우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