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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일본

21세기에 다시 등장한 일본 자살특공대 전투기, 그 모습은?

 2차 세계대전 말 일본군의 자살 공격에 사용된 영식함상전투기(零式艦上戰鬪機·일명 제로센)가 일본 패전 70년을 맞는 내년에 다시 하늘을 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靖國)신사의 전쟁박물관인 유슈칸(遊就館)에 전시돼 있는 

 제로센(ゼロ戰, 零戰)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시즈카 마사히데(石塚政秀)가 2008년 미국인으로부터 사들인 제로센이 5일 일본으로 반입됐다고 6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전투기는 1970년대 파푸아뉴기니에서 발견됐다. 이후 이 전투기를 구입한 미국인이 러시아에서 부품을 들여와 비행 가능한 상태로 복원했다. 현재 비행할 수 있는 제로센은 전 세계에 5대가 남아 있다.

 

 이 전투기는 지난 9월 요코하마(橫浜)항을 통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미·일 당국으로부터 무기나 군용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군사용이 아니라 중고비행기’라는 판정을 받아 통관 절차를 마쳤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제로센 관련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제로엔터프라이즈 재팬’은 오는 21∼24일 사이타마(埼玉)시의 전시장에서 분해된 상태의 제로센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제로엔터프라이즈 재팬’ 측은 또 내년에 제로센을 일본 국내에서 날리는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행 허가를 따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아직 장소나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행기 소유자인 이시즈카는 “제로센을 다시 날리는 계획에는 ‘전쟁을 잊지않고 기억하며 평화를 기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그러나 야스쿠니(靖國)신사 내 전쟁박물관인 유슈칸(遊就館)에도 전시돼 있는 이 전투기는 일본 군국주의와 전쟁의 상징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이 지난해 제로센 설계자인 호리코시 지로의 삶을 소재로 제작해 개봉한 영화 <바람이 분다>는 군국주의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